그러면, 어떻게 김 의원의 '클립' 지갑 주소를 추정할 수 있었을까요? 커뮤니티 측은 김 의원 지갑 주소 찾는 게 쉬웠다고 하는데요, 기술적인 설명을 빼고 정리해 보면 김 의원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노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 의원은 그제(8일) 합법적인 투자였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는데요, 입장문에는 지갑을 생성했다는 캡처(갈무리) 이미지 등이 첨부돼 있었습니다. 이들 자료를 통해 클립 지갑의 주소를 추정할 수 있었던 거죠. 

커뮤니티 관계자는 "법적인 검토도 하고 자료를 공개 했을 것이다. 가릴 건 다 가리고 공개했을 텐데 주소가 특정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아마추어적인 실수이고 온체인(블록체인 거래를 기록하는 방식 중 하나)에 대해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했습니다. 

더 쉽게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지문에 비유해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지문의 일부를 공개한 거나 마찬가지다. 지문의 일부라 하더라도 일치하는 지갑은 하나밖에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러니 (김 의원 지갑 주소를) 특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의원의 클립 지갑 주소가 공개된 만큼, 이를 토대로 전문가들이 김 의원 해명에 대해 검증하면서 추가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김 의원이 카카오톡 클립 지갑에 약 2억1천만 원 들어 있다고 해명했는데, 주소를 통해 확인하면 이보다 많은 3억 원 들어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밖에도 여러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김 의원 해명이 흔들리고 있는데, 추가 의혹의 상당 부분이 김 의원 해명자료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한국게임학회가 성명을 냈는데요, "여야 국회의원과 보좌진의 위믹스 투자 여부를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입니다. 근데 전수조사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코인 투자' 논란이 시작됐는데요, 이 출발점에 대해 금융 전문가들은 심상치 않게 보고 있습니다.

FIU, 금융정보분석원은 금융위원회 산하 기관으로 금융기관을 이용한 자금 세탁행위와 외화 불법 유출 등을 막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금융사가 불법성이 의심되는 거래를 포착해 FIU에 보고하면 FIU가 면밀하게 정보를 분석하는데요, 의심거래 정보 처리에 3단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합니다. 3단계까지 거치는 경우는 3%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3단계 분석까지 끝낸 의심거래 정보들은 검찰·경찰·관세청·국세청·국정원 등 10곳의 법집행기관에 제공되는데요, 금융사에서 보고된 의심거래가 FIU를 거쳐 검찰로 제공될 확률은 0.18%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FIU에서 거르고 걸러서 범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거래만 검찰로 보내는 거죠. 금융전문가 출신의 민주당 이용우 의원도 어제(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주목하는 부분이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이상거래로 탐지했다는 사실"이라고 FIU 통보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검찰도 "범죄와 전혀 무관한데 FIU가 수사기관에 통보했겠나"고 말하고 있는데요, 여전히 수사로 거래내역을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 동안은 검찰이 한 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요, 이미 두 차례 기각됐다고 합니다. 지난해 10월 말과 11월 초 두 차례 법원으로부터 기각됐는데, 검찰이 여론이 들끓는다고 해서 보강 수사 없이 세 번째 영장을 청구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