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단식 중인데도 장문의 글을 SNS에 올렸습니다. 우선 자신에 대한 영장청구에 대해 "황당무계하다", "정치검찰에게 이재명은 무엇을 하든 범죄자", "대북 송금은 자던 소가 웃을 일"이라면서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이어 검찰이 굳이 정기국회 기간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점을 거론하며 "검찰은 지금 수사가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체포동의안을 가결하면 당 분열, 부결하면 방탄 프레임에 빠트리겠다는 꼼수"라고 했는데요, 검찰이 이른바 '꽃놀이패'를 들고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대표는 "내가 가결을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도, 당당하게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도 들었다. 훗날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생각해봤다"고 했는데요, 여기에 대한 결론은 '맞서야 하고, 굴복해서는 안 된다'였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부당한 국가권력 남용과 정치검찰의 정치공작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저들의 꼼수에 놀아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올가미가 잘못된 것이라면  피할 것이 아니라 부숴야 한다"면서 부당한 영장 청구에 대해 국회가 결단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뜻이죠.

이 대표는 또 "지금의 이 싸움은 단지 이재명과 검찰 간의 싸움이 아니다", "공정이 생명인 검찰권을 국회 겁박과 야당 분열 도구로 악용하는 전례를 남겨선 안 된다"고 검찰을 거듭 비판했습니다.

김기현 대표는 "당당하게 걸어서 가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불체포 특권 포기는) 거짓말하고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비회기에 영장을 청구하면 국회 표결 없이 얼마든지 실질심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는 "전형적 견강부회"라며 "범죄자가 검찰에 자신의 조사 시간, 영장 청구까지 지시하는 오만한 행태"라고 비판했습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 수사를 창작 소설만도 못하다고 비웃으며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던 호기로운 모습은 어디 가고, 소속 의원들에게 부결을 읍소하고 나섰다"며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은 이재명과 공범이 되는 것"이라고 민주당을 압박했습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투쟁대회에서 "대통령이 정치검찰을 앞세워 야당과 국민을 굴복시키려 하고, 사면권을 남용해 국정농단 세력에 면죄부를 주고, 보궐선거 원인 제공자를 사면해 선거에 다시 내보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을 벌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거짓과 겁박으로 정치검찰을 동원해서 야당을 파괴하려는 책동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하면서 '부결'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는데요, 정청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똑 떨어지는 증거도 없이 증거 인멸도, 도망갈 염려도 없는 이 대표를 구속하겠다는 것은 야당 탄압·정적 제거의 공작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검찰 영장청구의 부당함을 강조했습니다.

비명(비이재명)계는 부결될 경우 당의 '방탄'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당내 의견이 부결로 결집하고 비명계 목소리는 묻히는 분위기입니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가결 요건입니다. 이재명 대표와 구속된 윤관석 의원이 표결에 불참하고, 의원직 상실한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에 이어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허숙정 의원이 참석한다고 가정할 경우 표결 참석 의원은 모두 296명입니다.

296명 모두 표결에 참여할 경우 149명이 체포동의안에 찬성해야(과반) 가결되고, 법원이 이 대표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이 111명, 국민의힘 출신 무소속 의원 2명, 정의당 의원 6명,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한국의희망 양향자 의원 등 121명이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보입니다.

가결에 필요한 149명이 되려면 민주당과 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의원 등 28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데요, 민주당이 '부결'로 결집하는 상황이어서 이 정도의 이탈표가 나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죠.  

지난 2월에도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있었는데요,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비리와 성남 FC 후원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기 때문이죠.

당시에는 민주당이 '압도적 부결'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턱걸이 부결'이었습니다.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였는데요, 이번엔 변화가 있을까요? 당시에 기권이나 무효표가 됐던 민주당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지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