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비리에 얼룩진 트럼프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와 같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정상이 아니죠. 미국의 트럼프 현상을 보는 것 같아요" (유인태 전 의원)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을 두고 여야의 정치 고수들이 '트럼프 현상'을 떠올렸습니다. 조국 현상이 한국판 트럼프 현상을 보는 듯하다는 겁니다.

'조국 돌풍'이 이어지면서 '범야권이 200석 넘으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하다'는 식의 주장이 야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총선 판세 낙관론'과 '대통령 탄핵론'이 결합하고 있는 건데요,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정권 조기종식'을 내걸고 있어서 이런 주장이 탄력을 받는 형국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SNS에 조국혁신당과 관련한 글을 올렸습니다.

우선 "조국혁신당의 등장으로 빛이 바랜 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고, 득본 건 민주당"이라고 현재의 판세를 진단했습니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라는 프레임이 먹히면서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약진하고 있고,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이 국민의힘과 대등한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는 겁니다. 

왜 이런 상황이 됐는지에 대해서도 분석했습니다. "정치적인 시각과 법조적인 시각의 차이 때문"이라는 건데요, 검사와 정치인을 모두 해본 경험에서 나온 분석으로 보입니다. 

"법조는 증거로 유무죄만 다투지만 정치는 유무죄를 넘어서 국민 감성이 더 우선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돌풍을 법조적 시각으로 대응해 본들 단기간에 그 기세를 꺾을 수 없을 것이다"이라고 홍 시장은 판단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 등에게 법조인 성향이 남아 있기 때문에 국민 감성이 중요한 정치 세계와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하는 겁니다.

사법 리스크가 있는데도 유권자의 지지를 얻은 정치인들을 열거하기도 했는데요, 김대중 전 대통령, 트럼프, 이재명 대표를 예로 들었습니다.

홍 시장은 '법과 정치가 엄연히 다르다. 특히 정치는 국민 감성에 기대 공감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트럼프 현상까지 끌어들인 겁니다.

야권의 원로 정치인으로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유인태 전 의원도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을 두고 "미국 트럼프 현상을 보는듯 하다"고 말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정상이 아니다"라는 점에서 조국 현상과 트럼프 현상이 닮았다고 분석한 겁니다. 특히, 범죄 혐의가 있으면서도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점을 공통점으로 꼽았습니다.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유 전 의원은 "다 윤석열 대통령 덕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국 대표를)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국민 상당수가 그쪽(조국혁신당) 지지로 간 게 아닌가"라고 분석했습니다.

"한 행위에 비해 너무 가혹했고, 멸문지화당할 정도의 범죄였느냐에 대해 국민들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온갖 '사법 리스크'를 떠안고 있는데다, 상식을 뛰어넘는 언행을 일삼는 트럼프의 높은 지지율.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국 대표의 약진. 

두 사람에 대한 높은 지지율의 원인은 다르겠지만 현상만 놓고 보면 공통점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여권의 긴장감이 높은데요,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착잡하다"면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사람이 나온다는 것 자체를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다"고 견제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분이 정당을 창당하고 형을 살 가능성이 많은 분을 비례대표로 영업해서 국회를 꾸린다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이 될까 봐 두렵다"고 했습니다.

홍준표 시장의 말대로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라는 프레임이 먹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지역구 판세에서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보고 있는데요, 여기에다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에서 호조를 보이면서 범야권 압승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전남 해남·완도·진도 후보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CBS 라디오에서 "민주진보개혁 세력이 약진해 200석을 만들면 윤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과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조국혁신당 등 진보 진영 세력을 합쳐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 요건인 3분의 2 이상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어제(20일)는 민주당 김교흥(서구갑), 정일영(연수을) 의원이 '200석'을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박지원 전 국정원장뿐 아니라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서 낙관론이 솔솔 나오고 있는 겁니다.  

낙관론에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주장처럼 '윤석열 대통령 탄핵론'이 결합하는 구조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조국혁신당이 "3년은 너무 길다"며 '윤석열 정권 조기종식'을 정치적 목표로 내걸고 있어서 탄핵 연대 시나리오에 중요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정권 심판론을 넘는 탄핵 주장은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지도부가 내부 경계령을 내렸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정말 위험한 순간"이라며 자제를 당부했고, 김민석 선대위 상황실장도 "선거의 판세는 앞서 말한 대로 아주 힘겨운 백중세다. 엄살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라며 낙관론을 수습하고 있습니다.

'범야권 200석 탄핵론'에 국민의힘이 즉각 반발했는데요, 박정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200석'이란 오만함속에 '탄핵'이라는 야망을 드러냈다"면서 "민주당의 오만함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돌풍의 주인공인 조국 대표는 고향인 부산을 찾았는데요, 기자회견에서 "제22대 국회 개원 직후 대통령의 관권선거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저기서 못 살겠다고, 정권을 심판하자고 아우성치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국정을 빙자한 관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게 이유입니다.  

조국 대표가 지난 21일에는 "22대 국회 첫 번째 행동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날을 세웠는데요, "여러 범죄의 의혹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수사조차 받지 않았던 검찰독재의 황태자 한동훈 위원장이 평범한 사람들과 같이 공정하게 수사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높은 정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에게 반격을 벼르는 모습입니다.

조 대표는 오늘(21일) 기자회견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주장하면서 "부산을 포함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모든 연령층에서, 골고루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어 가슴이 벅차오르면서도 겁이 나기도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조국 돌풍'이 계속되는 한 '범야권이 200석 넘으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하다'는 식의 주장이 야권에서 계속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