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법원인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는 "피고(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최태원 회장 동거인)는 최태원 회장과 공동으로 원고(노소영 관장)에게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20억 원은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한 위자료인데요, 김 이사장도 이를 함께 부담하라는 겁니다.

앞서 지난 5월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 위자료 20억 원 ▲ 재산 분할로 1조 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때 천문학적인 재산 분할액에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오늘(22일) 위자료 20억 원에 대해 최 회장과 동거인이 동등하게 부담하라는 판결이 나온 겁니다. 

그러니까, 최태원 회장과 김희영 이사장이 10억 원씩 위자료를 내라는 겁니다.

재판부는 "피고와 최 회장의 부정행위, 혼외자 출산, 최 회장의 일방적인 가출과 별거의 지속, 피고와 최 회장의 공개적인 행보 등이 원고와 최 회장 사이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혼인 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은 경험칙상 분명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위자료 액수에 대해서는 "피고의 책임은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인 최 회장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달리해야 할 정도로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도 최 회장과 동등한 액수의 위자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법원 선고 뒤 김희영 이사장이 입장문을 냈습니다.

네 문장으로 돼 있는데요, "노소영 관장님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자녀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항소하지 않겠다", "법원에서 정한 의무를 최선을 다해 신속히 이행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이번 소송은 노 관장이 지난해 3월 "김 이사장이 최 회장과 혼인 생활의 파탄을 초래했다"며 3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유부녀였던 김 이사장이 최 회장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한 뒤 부정행위를 지속해 혼외자까지 출산했고, 최 회장은 2015년 이후에만 김 이사장에게 1000억 원 넘게 썼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반면 김희영 이사장 측은 이미 혼인 관계가 파탄된 상태였고, 주된 책임은 노소영 관장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또, 노 관장이 이혼소송에서 최 회장을 상대로 반소를 제기한 2019년 12월 이후 부부 공동생활이 실질적으로 파탄 났기 때문에 자신들의 관계가 부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같은 김 이사장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김 이사장이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점 ▲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노 관장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점 ▲ 오랫동안 지속된 부정행위로 노 관장에게 정신적 손해가 발생한 점 등도 손해배상액 산정에 참작했습니다.

오늘(22일) 재판 결과는 지난 5월 30일 이혼소송 항소심 결과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은 김 이사장과의 관계 유지 등으로 219억 원 이상을 지출했다"며 최 회장에게 혼인 파탄 책임이 있다고 봤습니다.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노 관장 측이 유리해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상고심에서는 1조 3808억 원이라는 재산분할 금액의 적절성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이번 선고가 이혼 소송 상고심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