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파행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회의도 파행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증인 출석 문제로 참석하지 않았는데요, 그걸 이유로 김현숙 여가부 장관도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화난 야당 의원들이 김 장관을 찾아 화장실까지 뒤지며 '추격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장관을 찾지 못했습니다.

파행의 이유를 찾다 보면 <지자체 책임론과 중앙정부 책임론>, <문재인 정부 책임론과 윤석열 정부 책임론> 등의 대립 구도가 잼버리 파행 책임 논의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민주당 여가위원들은 상임위 회의실이 있는 국회 본청 5층과 국무위원 대기실이 있는 3층 등을 다녀봤지만 김현숙 장관을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회의는 당초 개의 예정이던 오전 9시보다 40여분 늦게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반쪽으로 개의됐고 김 장관을 성토하는 의사진행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오늘(25일) 여가위 전체회의에서는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 관련 현안질의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반쪽 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여당과 김 장관의 일방적 불참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책임 있게 잼버리 사태를 규명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건 국회의 의무"라며 "몇 주 전부터 합의됐고, 공지된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당 장경태 의원은 "장관의 귀책 사유를 물어 고발을 검토하거나 상임위 차원에서 장관 해임 건의를 했으면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 출석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기 위해 '국무위원 출석 요구의 건'을 의결한 뒤 정회했습니다.

회의 의결과 별도로 신현영 의원은 기자들에게 문자 공지를 돌렸는데요, 장관은 의무 참석해야 한다며 회의 출석을 촉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출석 통보서를 전달받은 후에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여가위 전체회의는 잠시 속개됐다가 낮 12시 15분쯤 산회했습니다.

국회 여가위 파행은 어제부터 예고됐습니다. 양당이 현안 질의를 위한 증인·참고인 명단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민주당이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의 출석을 요구하면서 더 날카롭게 대립했기 때문이죠. 

민주당이 경호처장 출석을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신현영 의원은 "대통령의 개영식 참석으로 인한 행사 지연으로 온열 환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현장 상황의 문제점은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경호처장의 출석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호처장 출석 문제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여가위 전체회의에 불참하면서 파행됐는데요,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의도적인 여가위 파행, 잼버리 책임이 밝혀지는 게 그렇게 두렵습니까?"는 제목의 서면 브리핑에서 파행의 책임이 국민의힘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경호처장 출석 요구를 핑계로 잼버리 파행 책임을 규명하는 회의까지 파행으로 몰아갔다는 겁니다.

오늘(25일) 회의장 옆에서 김관영 전북지사가 대기하고 있었는데요, 공식적으로 출석 요구를 받지는 않았지만 자진해서 출석한 겁니다.

김 지사는 입장문을 기자들에게 배포했는데요, "정쟁을 멈추고 상임위나 국정조사를 통해 꼭 불러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자신을 향한 책임론에는 억울함을 내비쳤는데요, "잼버리 파행 책임을 모두 개최지인 전북으로 몰아가면서 희생양 삼는 것은 온당치 못한 처사"라고 했습니다. 사업 적정성 논란이 불거진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에 대해서는 "새만금 사업은 노태우 정부가 최종 계획을 확정하고 역대 정부가 국가적 과제로 34년 동안 추진한 초당적 사업이자, 국가적 프로젝트"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 지사는 "만약 국회에서 증언이 무산된다면, 5인 조직위원장과 전북도지사가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자"고도 제안했습니다. 

근데 김 지사는 잼버리 파행의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시민단체 활빈단으로부터 고발됐는데요, 이 고발 사건을 전주지검이 접수해 수사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전라북도 각계각층에서는 잼버리 책임을 모두 전라북도에 떠넘기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는데요,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은 국정조사를 요구하면서 국정조사 통해 정부 여당의 잘못을 규명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잼버리 책임을 두고 지자체 책임론과 중앙정부 책임론, 문재인 정부 책임론과 윤석열 정부 책임론 등의 구도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