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독립군을 토벌하던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근무했던 백선엽 장군의 이력이 흥남읍사무소 농업계 계장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문재인 전 대통령 부친의 이력과 다를 게 없다는 논리를 편 겁니다.

문 전 대통령의 부친과 백선엽 장군은 모두 1920년에 태어났는데요, 문재인 전 대통령 부친은 함흥농고를 졸업하고 흥남시 농업계장과 농업과장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다가 1950년 6·25가 발발하자 흥남 철수 때 남한으로 피난했고, 문 전 대통령은 피난민촌이 있던 경남 거제시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백선엽 장군은 일제 만주군 소위로 임관하면서 군인이 된 뒤 6·25전쟁 때 1사단장, 육군참모총장, 휴전회담 한국 대표, 주중한국대사, 교통부 장관 등을 지냈습니다.

박 장관 발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민주당 의원들이 발끈하면서 격론이 벌어졌습니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지금 장관님께서 너무 오버하시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발언권을 같은 당 박재호 의원에게 넘겼습니다.

박재호 의원은 "비교를 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다"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 부친과 백선엽 장군을 비교하지 말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논쟁을 만드는게 즐겁고 좋으냐?", "왜 역사 논쟁을 전면에 서서 하려고 하나?"고 질타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즉각 반발하면서 박 장관을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 입장을 전했는데요, "박 장관의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며 "문 전 대통령이 박 장관을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박 장관 발언에서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틀렸다는 건데요, 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한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라고 말했습니다.

윤 의원은 "이는 문 전 대통령의 책 '운명'에도 상세히 나오는 만큼 박 장관이 모르고 이런 주장을 했을 리 없다", "박 장관 발언은 대단히 악의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윤 의원은 브리핑 뒤 기자들에게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언급했습니다. "국민의힘과 정부가 아무리 전직 대통령에 정치적 공세를 취해도 돌아가신 분에 대해 근거 없이 친일파라고 매도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되고,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 부친의 공직 생활 시기가 논쟁의 관건이 될 듯합니다. 박 장관은 일제 강점기에 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해방 이후에 했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근데 민주당 의원들도 상임위 회의 때 윤 의원과 같은 반박을 하지 않았는데요, 민주당 의원들도 문재인 전 대통령 부친의 공직 생활 기간을 정확히는 모르는 듯합니다.

박 장관이 '백선엽 장군은 친일파가 아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민주당 의원들이 반박하고 있는데요,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장관직을 건 박 장관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고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박민식 장관의 오늘(6일) 발언은 최근 '이념 전쟁'의 연장선에 있는데요, 보훈부 장관의 업무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어서 '이념 전쟁'의 최일선에 있다고 볼 수 있죠.

홍범도 장군에게 두 차례 건국훈장이 수여된 것을 두고, 박 장관은 최근 두 번째 훈장 수여가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편법이 있었는지 확인하겠다고 했습니다. "정상적인 절차보다는 당시 청와대의 강력한 의지가 개입돼 중복 서훈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개입을 의심하고 있는 거죠.

광주광역시 출신 중국 혁명 음악가 정율성을 기리기 위한 시의 공원 조성에 대해서는 '결사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을 장관직 걸고 저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죠.  

박 장관은 오늘(6일)도 SNS에 글을 올렸는데요, '정율성 이슈는 이념 논쟁이 아닙니다'는 제목입니다. "이는 색깔론도, 이념 논쟁도 아닌 국가 정체성의 문제이고, 국민 혈세를 제대로 써야한다는 민생의 문제"라는 입장이 확고합니다. 

최근 이념 전쟁의 앞자리에 국방부와 보훈부가 있는데요, 국방부 장관보다는 보훈부 장관이 논쟁에 적극 뛰어들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의 역사관을 적극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구도로 또 다른 이념 논쟁이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건국절 논쟁 등 첨예하게 맞설 수 있는 현대사 논쟁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