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불출마 선언 뒤 SNS에 글을 올렸는데요, 김기현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입니다.

홍 시장은 "훨씬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사람들은 눈감고 뭉개면서 시간이 흘러가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는데요, '훨씬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사람'은 김기현 대표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죠.

그러면서 "한술 더 떠 철부지 얘들까지 동원해 반혁신을 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친윤(친윤석열)계 초선 의원들이 김 대표 사퇴를 요구한 일부 중진들을 비판하는 글을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올린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친윤 초선들은 어제(11일) '온돌방 중진', '자살특공대', '내부총질'이라며 비윤 중진들을 비난했는데요, 홍 시장은 이런 친윤 초선들을 '철부지'라면서 비판한 겁니다. 

'존경하는 김기현 대표님께 드립니다'로 공개서한이 시작되는데요, 이 의원은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사퇴 필요성을 적었습니다. 이 의원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고 화도 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또 달리 생각해보면 정치라는 것이 그렇지 않습니까"라면서 "대표님을 향한 여러 요구는 대표님이 이 시점에서 당대표라는 사실 하나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김 대표 거취와 관련해 ▷대표직 사퇴 ▷총선 불출마 ▷험지 출마 등이 있을 수 있는데요, 이용호 의원은 '대표직 사퇴'로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이 의원은 김 대표가 불출마나 험지 출마할 책임이나 이유가 없다면서 "당대표로서 응답하는 정치적 책임일 뿐이므로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고 정중한 문체로 대표직 사퇴를 제안했습니다.

김 대표의 잠행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를 이뤘던 장제원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자신의 거취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장 의원의 불출마는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주류 희생' 요구에 화답한 첫 사례인데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중진 의원 중 첫 번째 공식 불출마 선언이기도 합니다.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중진 희생'의 신호탄이 돼 인적 쇄신 분위기가 끊기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국민의힘에 형성되고, 김 대표에게도 답을 요구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공식 일정을 비우고 거취에 대해 고민 중인 김 대표가 이르면 이번 주에 결단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적 쇄신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골든 타임이 길지 않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