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에게 가장 강력한 정치적 조언자 한 명을 꼽으라면 대부분 질 바이든 여사를 꼽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 초년병 시절이던 1977년 결혼해 수십 년간 그의 곁을 지켜온 정치적 동반자이기 때문입니다.

TV 토론 이후 질 바이든 여사에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그녀만이 바이든 사퇴를 설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질 바이든 여사가 TV 토론 다음 날 'VOTE'(투표하라)라는 글자가 도배된 원피스를 입고 유세장에 나타났습니다. 

TV 토론에서 남편 바이든 대통령이 참패하면서 후보 교체론이 번지는 상황에서도 질 바이든 여사의 의상은 확고한 완주 의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질 바이든 여사는 유세에서도 "대통령 조 바이든은 진실을 말했고, 도널드 트럼프는 거짓말에 거짓말을 거듭했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하면서 남편 지원 사격을 이어갔습니다.

'바이든 교체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질 바이든 여사의 생각을 궁금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명확한 답변이 됐습니다.

질 바이든 여사가 '사퇴론'을 진화하는 데 '총대'를 메고 나선 모습입니다.

그런데, 질 바이든 여사가 바이든을 어린애처럼 달래가며 선거 완주를 격려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고 영국의 더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TV 토론에서 참배했고, 그 여파가 어떨지에 대해 질 바이든 여사가 잘 알면서도 '완주'를 고집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질 바이든 여사와 여사의 측근들이 '인의 장막'을 드리우고 있어 백악관 내부에서조차 바이든 대통령의 정확한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바이든 사퇴를 강하게 주장하는 측에서는 질 바이든 여사까지 공격하는 모습입니다.

주말을 맞아 바이든 대통령 가족은 워싱턴DC 인근에 있는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머물렀습니다.

가족들은 후보 사퇴론을 포함해 향후 계획을 논의했는데, 레이스를 계속 이어 나가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 일가는 그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얼마나 (토론을) 못했는지 잘 알고 있지만 그가 여전히 4년 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중도 사퇴 불가 입장을 강력하게 주장한 건 차남인 헌터 바이든이라고 NYT는 전했습니다.

바이든 가족들은 TV 토론과 관련해 참모들의 준비 부족에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참모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과부하가 걸리게 통계 수치를 준비하는가 하면, 얼굴이 창백해 보이게 분장을 했다고 화를 냈다는 겁니다.

바이든 가족들은 '끝까지 간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사퇴론을 일축하는 분위기입니다.

바이든 가족처럼 책임 전가 분위기는 민주당에도 있는데요, 토론 준비 참모들의 '실책'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짓말'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토론 사회자들에 책임을 돌리는 언급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 기부자인 존 모건은 "타이틀전을 치를 권투 선수를 데리고 와서는 15시간 동안 사우나에 둔 다음 '싸우러 가자'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해졌습니다.

미국 방송사 CBS가 유고브와 함께 6월 28일과 29일 유권자 1천130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72%로,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 28%를 압도했습니다.

2월 같은 기관 조사 때는 출마 반대가 63%, 찬성이 37%였습니다.

세상 인심이 그렇듯, 국제 사회는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무엇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밖의 일에는 관심이 없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서,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쪽으로 국제사회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주도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재집권 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줄일 것에 대비하는 겁니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은 나토 정상들이 이달 중순 워싱턴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조율하는 기구 신설을 발표할 예정이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회원국 가입을 위한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더힐은 또, 미국에 대한 정치·군사적 의존도가 높은 일본, 한국, 호주 등 아시아 국가들도 방위비를 추가로 내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위협 가능성에 대비해 서로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미리 좋은 관계를 다져두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 4월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회동했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같은 달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곧 임기가 끝나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인사들이 다수 포진한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재집권'을 염두에 두고 국제사회가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