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보다 탄핵심판이 우선이다.

윤석열 대통령 측의 석동현 변호사가 이런 방침을 전하면서, 내일(25일)로 예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피의자 조사에 불출석할 뜻을 밝혔습니다. 공수처의 2차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고 버티겠다는 겁니다.

공수처는 체포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시민단체들은 "당장 체포하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수사 변호인단·탄핵심판 대리인단 구성에 관여하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가 기자들을 만났습니다.

석 변호사는 "내일(25일) 출석하기는 어렵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번 일은 국회가 탄핵소추를 한 만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2차 출석 요구마저 사실상 거부했지만,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은 "내일(25일)까지 대통령께서 공수처에 출석하는 시간을 꼭 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압박했습니다.

오 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내일(25일)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청구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체포영장 청구와 관련해서는 "방침이 결정된 것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윤 대통령 측에 '3차 출석 요구'를 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습니다.

직무가 정지됐지만 현직 대통령 신분이라는 점, 내란이라는 혐의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통상적인 수사 관행대로 3번까지는 출석을 요구한 뒤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주요 계엄 가담자들의 수사 기록이 검찰에서 아직 완전히 이첩되지 않은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수사를 받는 초유의 상황인 만큼, 공수처로서는 최대한 많은 진술과 증거를 확보하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 측이 아직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은 것도 현실적인 고려 요소입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순순히 조사에 응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고, 신속한 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 요구도 크다는 점을 공수처가 함께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석동현 변호사가 '수사보다 탄핵심판이 우선'이라고 했지만, 윤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탄핵심판에서 청구인인 국회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6곳은 헌법재판소에 소송 위임장을 냈지만, 윤 대통령 측은 아직 소송 위임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17일 준비명령을 통해 오늘(24일)까지 제출을 요구한 12·3 비상계엄 관련 국무회의 회의록과 포고령 1호 등 서류도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 절차를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변론준비기일에 변함이 없고, 헌법재판관 6인 체제에서도 심리와 변론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27일 탄핵심판 변론준비기일에도 불출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윤 대통령 측이 27일 변론준비기일에 불출석할 경우, 법에 의하면 종료하게 돼 있는데 속행하는 게 상당(타당)하다고 판단되면 속행할 수 있게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탄핵심판의 시계는 멈추지 않고 돌아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읽힙니다.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됐습니다. '수첩에 누구를 사살하라고 썼느냐'고 질문한 기자를 노려보기도 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