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인데요, 국회의원 3번, 장관(농림수산식품부·안전행정부) 2번, 광역단체장(인천시장) 2번을 했으니 관록의 정치인이죠. 

유 시장은 김포와 특별한 인연도 있습니다. 만 36세 젊은 나이에 관선 김포군수로 임명돼 전국 최연소 군수가 됐고, 1998∼2002년 김포시장을 지낸 뒤 2004년부터 17대·18대·19대 3선 국회의원을 김포에서 지냈습니다. 지금의 유정복을 만든 건 김포라고 할 수 있죠.

그런 유 시장이 오늘(6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김포시의 서울 편입안에 대해 "실현 불가능한 허상이자 국민 혼란만 일으키는 정치 쇼"라고 국민의힘 지도부를 직격했습니다. 강하게 들이받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기자회견 후 입장문을 SNS에 올렸는데요, 유 시장이 김포시의 서울 편입 불가론을 주장하는 이유가 정리돼 있습니다.

▲ 실현 가능성이 없다 ▶정치공학적인 선거 포퓰리즘을 퇴출해야 할 때이다 ▶ 지방시대 추진에 역행하는 '서울특별시 공화국'이 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는 게 유 시장의 설명입니다.

입장문에는 "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신중한 검토나 공론화 없이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이슈화하는 것은 국민 혼란만 초래하는 무책임한 일"이라는 비판도 있는데요, 야당의 비판과 흡사합니다.

유 시장은 입장 발표에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사전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의에는 "없다"고 짤막하게 답변했습니다.

김 지사는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며 불균형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청사진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는데요, 구체적으로 행정·교육·재정 등에 대한 권한을 어떻게 지방으로 이양할 것인지 논의가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중앙정부와 정치권에 지방 메가시티가 구성되도록 청사진을 제시하라고 강하게 요청하겠다", "충청권 4개 시도도 속도감 있게 메가시티를 추진해 나가겠다"는 발언을 했는데요, 국민의힘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강한 듯합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특히 유정복 시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불쾌해하는 분위기입니다. ▶ 여당 소속의 광역지자체장이 ▶ 당론으로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 당과 상의 없이 공개적으로 작심 비판했기 때문이죠. '자기 정치'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합니다.

국민의힘 '수도권 주민 편익 개선 특별위원회(가칭)' 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은 "자꾸만 부정적으로 안 된다라고 보지 말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지방 도시들의 경쟁력을 높여서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 해석을 했으면 좋겠다"고 유정복 시장 입장을 반박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여전히 신중합니다. 오 시장은 오늘(6일) 오후 집무실에서 김병수 김포시장을 만나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대한 비전과 요청사항을 듣는 자리를 가졌는데요, '연구해 보자'는 정도의 의견만 나눴습니다. 

서울시와 김포시는 '김포시 서울 편입 공동연구반'을 구성하기로 했는데요, 이와는 별개로 서울시가 '동일 생활권 삶의 질 향상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김포를 비롯한 주변 도시 편입 등에 대한 통합 연구를 한다고 합니다.

오 시장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지금 형성되는 찬반 의견은 상당히 기초적인 정보조차도 공유가 안 된 상황에서 형성된 것이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주변 지자체의 반대나 총선을 앞둔 시점에 편입 방안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 돌출된 이슈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정치화될 수 있다", "어쩌면 총선 이후까지 논의를 긴 호흡으로 가져가는 것이 논의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면서 '총선용'이라는 반발에 대해 거리를 두었습니다.

정당은 정당대로,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이 문제를 두고 정치적 이해득실이나 지역 이익을 먼저 따지는 눈치보기 국면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