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오후에 회의 참석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는데요, 기자들이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한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역구(인천 계양을)에 출마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여권의 잠룡(차기 대선 주자)으로 꼽히는 원 장관은 내년 총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맞대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 장관은 즉답을 피하고 말을 아꼈습니다. 대신 "어떤 도전과 희생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점은 분명히했습니다. 이게 자신의 기본자세라고 두어 차례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험지 출마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 험지에서 승리하겠다는 자신감 등을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근데 기자 질문 중에 '가장 센 사람과 붙겠다'는 원 장관의 말이 나오는데요, 이 발언은 오늘(21일)자 '조선일보' 보도 내용입니다. '조선일보'는 여권에서 "원 장관이 이재명 대표 지역구에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고, 원 장관도 "만약 지역에 출마한다면 가장 어려운 지역에서 가장 센 상대와 붙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를 인용하면서 기자가 질문을 했는데, 원 장관이 '조선일보' 보도 내용을 시인하지 않았지만 부인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재명 대표와 원희룡 장관의 맞대결, 이른바 '명룡대첩'이니 '계양대첩'이니 하는 말이 계속 나오는 겁니다.

'5전 5승 하셨는데 계양을도 자신있느냐?', '험지에 나서달라는 당의 요청이 있었는가?', '결단은 언제 할 생각인가?' 등의 질문에 대해서도 원 장관은 속시원한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출마 시기와 지역 등에 대해 "본격 검토할 상황도 아니고, 현직 장관으로서 업무에 전념하면서, 그런 것들을 또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는 때와 상황이 있으리라고 본다"고만 말했습니다.

시기도 이르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현직 장관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때와 상황이 오면 얘기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맞대결 경험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이 대표와 맞설 적임자로 원 장관이 거론되는 상황인데요, 여당은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대전에서 열린 강연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원 장관 험지 출마' 관련 질문을 받고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 참 멋진 분"이라고 반겼습니다. 

"본인께서 고민 중이라고 (했다). 무슨 확답을 주신 게 아니다. 본인이 고민 중이라고 어제 저한테 전화가 왔다"고 통화 사실을 공개하면서 "감사하다고 너무 고맙다고 (했다). 혁신이 이제 행동으로 시작하는구나 그렇게 전 해석한다"고 말했습니다. 

원 장관이 확답을 하지 않았지만 인 위원장은 '험지 출마'의 테이프를 원 장관이 끊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친명(친이재명)계 김영진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원 장관과 이 대표 간 대결에 대해 "환영한다"고 했습니다.

"본인이 판단해서 이재명 대표와 계양을에서 한번 붙어서 본인의 가치를 세우고 대통령 후보로 가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는 겁니다.

누가 오더라도 자신있다는 의미인데요, 아직 맞대결 가능성을 언급하기 이른 시기여서 의미 있는 반응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이재명 대표가 원 장관과 맞대결할 경우 당대표로서 전국 선거를 이끌어야 하는 이 대표로서는 선거전략을 새로 짜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 사람의 대결이 성사되면 계양을 선거가 '미니 대선급' 선거로 판이 커져 상징적인 대결이 될 수 있는데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에서 이 대표로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기 때문이죠.

원 장관 입장에서는 패배하더라도 득표율에 따라서는 차기 대선 주자로 발돋움하고 체급도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원 장관이 도전한다면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이유 있는 도전이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