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태의 피의자들은 대부분 구속을 피하기 위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준비에 매진합니다. 하지만, 김 씨는 내일(23일)과 모레로 예정된 공연을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이 공연만 끝나면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여론은 뭇매를 퍼붓고 있습니다.

김호중 씨는 어제(21일) 경찰에 출석해 음주 운전에 대해 진술했습니다. SBS의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사를 마친 경찰은 김호중 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검찰도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은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로 운전해 사람에게 상해를 입힐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형으로 가중처벌하는 죄입니다.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수치가 나와야 하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달리, 사고 당시 운전자가 음주의 영향으로 실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다면 성립합니다.

경찰은 또, 김 씨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에 대해서는 범인도피교사 혐의, 본부장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등 혐의를 적용해 함께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문제는 김 씨가 남은 공연을 어떻게 하느냐는 겁니다. 김 씨는 내일(23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을 강행한다는 입장입니다.

김호중 씨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입장문을 내고 "김호중은 오는 23∼24일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 & 프리마돈나' 공연을 끝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공연 제작사 측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구속영장 신청에도 현재로서는 콘서트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김 씨 측 관계자가 '연합뉴스'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김 씨가 공연하고 싶어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때문에 공연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법원은 통상 김호중 씨처럼 체포되지 않은 피의자에 대해서는 영장이 청구된 날로부터 이틀 뒤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합니다. 

검찰이 오늘(22일) 영장을 청구했으니까 모레(24일) 법원이 영장실질심사를 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공연 일정과 겹칩니다. 영장실질심사는 피의자를 구인한 상태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24일 공연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겁니다. 

공연 주관사인 두미르 측도 김호중 씨의 출연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될 경우에는 공연을 아예 취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걷잡을 수 없이 격양된 여론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위약금 걱정 때문에 공연을 강행했다가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여론이 악화해 향후 연예계 활동이 원천 봉쇄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김 씨의 TV 출연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다음 달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김천' 공연은 취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구속 갈림길에서 내일(23일)과 모레 공연을 강행하는 것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비뚤어진 '팬심'을 방패로 삼는 것 아니냐, 온라인에는 '자낳괴(자본주의가 낳은 괴물)'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 씨는 어젯밤 경찰 조사받고 귀가하면서 "죄를 지은 사람이 무슨 말을 하겠냐"고 했는데요, "죄를 지은 사람이 공연은 할 수 있느냐"는 식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더 강하게 물어야 한다.' 비판 의견을 내는 사람들의 주요 논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