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잠룡들이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을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김동연 경기지사가 세종시 이전론을 먼저 꺼냈습니다.

조기 대선이 열리면 용산 존치론과 청와대 재정비론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잠룡'으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SNS와 유튜브에 '대한민국을 바꾸는 시간(대바시) 두 번째' 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상에서 김 지사는 기득권 깨기를 주제로 여러 제안들을 내놨습니다.

'기회 공화국'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대통령실 수석실 폐지, 책임총리제 도입, 대통령 거부·사면권 제한 등과 함께 '용산 대통령실 세종 이전'도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민주당 '잠룡'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지난 18일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을 주장했습니다.
 

김경수 전 지사는 '행정수도 이전'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행정수도 이전은 노 전 대통령의 꿈이었다. 이제 완성을 시킬 때가 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대통령실의 경우 (차기 정부가) 용산을 쓸 수도 없고, 완전히 개방된 청와대를 사용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어 어디를 쓸지 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빠르게 세종으로 이전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전 지사는 "대통령이 어떤 공간에서 업무를 보는가는 국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이 군 수뇌부가 있는 국방부에 갔다가 군을 동원한 계엄을 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김 전 지사는 어제(27일) 국가균형발전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도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바꾸고,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옮겨야 하며, 지방자치 분권을 대폭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지사는 이처럼 대통령 집무실을 넘어 행정수도 이전 이슈에 불을 붙이고 있는데요, 헌법 개정과 맞물린 문제여서 개헌 논의와 연결된다는 점에서도 정치권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충청권 정치인들도 조기대선 정국과 맞물린 개헌 이슈에서 '세종 행정수도 완성' 의제를 올리기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지난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역 국회의원 초청 간담회를 열고 "올 한해는 세종시민 염원인 행정수도 개헌 문제와 국회의사당,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세종시의 새로운 진로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세종시로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가면 국회도 완전히 이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세종의사당 건립이 진행 중인데, 2031년까지 국회 상임위 12개와 산하 기관 등의 이전 계획이 잡혀 있습니다. 

행정수도 세종 완성은 충청권의 오랜 염원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행정수도가 아닌 현재의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건설이 추진돼 2012년 7월 1일 세종시가 특별자치시로 탄생했습니다.

이후 크고 작은 선거마다 '행정수도 완성' 공약은 단골 메뉴였습니다.

각종 선거를 거치며 여야의 공통 공약으로 제시됐지만, 모두 '헛공약'으로 그쳤습니다.

지키지 못할 약속에 충청 주민들은 피로감과 배신감, 냉소 등이 누적돼 있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정치권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목소리에 대해서도 '표를 위한 약속'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