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준 의원: 표를 보니까 어쨌든 가결표가 저희들 생각할 때 한 17표 정도가 나온 것 같아요. 그게 어떻게 되냐 하면 가결표가 139표가 나왔는데 국힘이 114표고요. 정의당이 6표. 저희들이 생각할 때는 한 무소속 두 분이 가결표를 던진다고 하니까 이렇게 되면 한 122표가 나오거든요.
▷ 진행자: 최소 17표.
▶ 박성준 의원: 우리 쪽에서 간 게 17표 정도 된다고 보니까, 이것은 그 해석은 가능한 거지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반대표를 찍지 않은 표. 이를 중립적인 표현으로 '이탈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대표에 대한 '반란표'라는 해석도 많네요. 

'단일대오'가 지켜질 거라는 예상과 달리 이 대표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감, 리더십에 대한 불신, 방탄 프레임에 대한 거부감, 내년 총선 불투명성 등이 표결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죠.

실제 민주당에는 표결 이후 지금부터가 문제라고 걱정하는 의견이 많다고 합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고, 추가 구속영장도 예상되기 때문이죠. 추가 구속영장이 청구될 때마다 이 대표를 '방탄'할 것인지, 당 지도부가 '방탄'을 결정한다고 해도 단일대오를 유지할 수 있을지, 내년 총선의 표심은 더욱 나빠지지 않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거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란표가 아닌 양심표"라고 규정했네요. "양심과 양식 있는 분들이 소신을 갖고 투표하는데 그걸 반란표라고 하면 되겠나"라는 거죠.

또 "반란표는 국회가 당대표 한 사람을 방탄하기 위해 전원이 물리적으로 동원돼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앞으로 가급적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습니다.

저는 언론에서 반란표라고 이름 짓는 자체를 반대합니다. 반란표가 아닌 양심표, 양식표라고 저는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양심과 양식 있는 분들이 소신을 가지고 투표한 것인데 반란표라고 해서 되겠습니까? 그것을 반란표로 규정하는 한 국회의원의 헌법상 독립기관 지위 부정하는 것이고 대표 한 사람을 방탄하기 위해 전원이 물리적으로 동원돼야 한다는 뜻 담고 있기에 가급적 반란표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주호영 대표는 '현애살수'(懸崖撒手)라는 사자성어도 언급했는데요, "절벽에 매달렸을 때는 손을 놓고 과감하게 뛰어내려야지, 떨어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다가는 훨씬 더 크게 다친다는 말"이라며 "이 대표가 명심해야 할 말"이라고 충고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내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도 포착됩니다. 이재명 대표 체제를 비판해온 이상민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탈표 20%는 빙산의 일각'이라면서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을 다시 표출했습니다.  

다수의 이탈표가 나온 원인에 대해 이상민 의원은 "'방탄 국회' 비판이나 이 대표 스스로 대선 당시 공약한 '불체포특권 폐기'를 뒤엎는 데 불편해하는 의원들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또 "당 대표 거취 문제를 앞서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어떤 조치가 필요한 것은 틀림없다"고 했는데요, 사실상 이 대표 사퇴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상민 의원은 "(항의문자가) 상당히 오고 있다. 어마어마하다. 내용도 굉장히 좀 살벌하다. 그런 말을 서로 인격이 있는 사람들끼리 해서는 안 되는데,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너무 벗어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라고 했는데요,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의 이른바 '수박 색출'을 우려했습니다. 수박이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명계 의원들을 지칭하는 은어로 쓰입니다.

비명계 의원은 "투표에서 가결하셨나요? 부결하셨나요?"라는 강성 지지자의 질문에 "저는 누차 부결시키겠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고, 그렇게 했습니다"라며 수박이 아니라고 강변하는 글까지 올렸다고 합니다.

친명계 강성 의원들은 이탈표를 던진 의원들을 향해 거친 표현을 쏟아냈습니다. 김남국 의원은 SNS에 올린 글에서 "어제 표결은 당원들과 국민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한 것으로, 사실상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된 당대표를 실력행사를 통해서 끌어내리겠다는 선언이었다"고 규정하면서 "체포동의안 처리를 무기로 해서 ‘공천권 보장’을 거래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또 "아마 이재명 대표가 국민 몰래 공천 보장을 약속했다면 아마 이런 이탈표는 없었을 것"이라며 "원칙에 어긋난 야합, 정치적 뒷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썼습니다.

김용민 의원은 "무엇이 정의로운지는 배우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며 "정치적 야욕에 눈이 먼 사람에게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들이 틀렸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민주당 내부는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인지 모르는 혼돈의 상황, 그래서 서로 의심하고 갈등하는 분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